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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센터컬럼]‘n번방’과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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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을자치센터 작성일2020-04-07 09:42 조회4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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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공공성



텔레그램 ‘n번방운영자로 구속된 조주빈은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악마의 삶이라고 말했다. 조주빈의 의도일까? ‘악마, 손석희, 김웅을 거론하면서 ‘n번방의 사회적 심각성을 또 다른 스캔들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짙다. 아무리 정치, 사회적, 문화적 이슈마저 극화(storytelling)되어 소비되는 시대라지만, 조주빈의 의도된 언어도발은 사회문제를 유명인의 스캔들로 치환하던 언론 플레이의 복제판이다. 그 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공공의 문제를 게임처럼 소비했으면, 이런 수법으로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을까?

이 궤변은 부조리한 사회권력 관계(이번 n번방의 경우 성(sexuality)적 권력)의 언어체계가 일상의 통념이 되어버린 우리사회의 단면이다. 하지만 이런 남성권력 지배체계의 사회구조의 균열을 일으키고, 사회의 도덕적 가치를 합의해내고, 그 질서를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있다. ‘n번방을 최초로 신고한 '추적단 불꽃'의 이야기를 옮겨와 보자.

"우리는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20만이 넘는 가해자를 규탄하고 제대로 된 처벌과 피해자 보호가 함께 이뤄가야 할 문제이다."

추적단 불꽃은 성을 상품화하고 여성의 인권을 몰살한 n번방에 대한 사회적 처벌과 함께 범시민차원의 대안적 사회실천을 요구한다. 발언의 서두에 등장하는 우리사회적 공동체의 일원을 자각한 시민이다. 흔히 공동체사회적 공공선을 자각한 시민의 결사체라고 한다. 추적단 불꽃역시 2인으로 시작한 작은 공동체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남성중심의 성 지배권력에 저항하고 스스로 지향하는 가치-인간 존엄성을 실현하는 열린 공동체들과 연대한다.

그렇게 연대한 시민들은 n번방에 잠입하여 조사하고 경찰에 제보하였으며, 행정기관과는 공조를, 시민사회와는 공동실천(청와대 국민청원, 시민 캠페인)을 통해 사건의 심각성과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고발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성적 착취가 없는 좋은 삶을 구현하기 위한 사회적 조건, ‘n번방에 가입자 20만의 처벌피해자 보호라는 구체적인 해결안을 제시한다. ‘n번방을 위시한 비인간적 성착취 범죄를 용인해왔던 사회통념을 뒤집고 새로운 사회적 규범을 합의하기 위한 열린 공론을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문제의 본질을 직접 제안하고 사건해결의 공론화로 시민 합의를 이루어내는 실천에서 우리는 시민적 공공성을 배운다. 그렇다면 시민적 공공성이 발현되는 사회적 조건은 무엇일까? 사이토 준이치는 공공성은 닫힌 동일성이 아니라 열린 상호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고, 의견 형성-의사형성과 관계된 비공식적인 공공권에서는 원래 경계(국경)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_민주적 공공성, 서문, 2009라고 정의했다. 열린 상호성! 그것은 시민들의 다양한 위치의 이해와 욕구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사안에 대하여 대화로 일정한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는 사이 공간에 발생한다. 자각된 개인들이 모여 사회적 공공선을 실현하는 사회적 입장이 공동체주의라면, ‘열린 상호성은 공동체의 운영의 민주적 절차를 말한다. 그러므로 공공성은 민주적 절차를 실행하는 시민의 사회적 실천이자, 덕목으로 시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n번방사건의 해결 주체로 등장한 시민들의 실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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